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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러닝’ 활용… 가정용 PC도 몇초면 1개월치 기상 예측
- 등록일 : 2023-02-24
- 조회수 : 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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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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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현 KIST 지속가능환경연구단 선임연구원
[과학 라운지]
수퍼컴퓨터 가동에 소모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계절 내 예측’의 정확도 높여
효율적 에너지 관리 가능해져
갑작스러운 겨울 한파와 폭설이 아이들에게는 좋은 추억이었을지 모르지만, 난방비 급증과 교통 체증으로 어른들에게는 힘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지난 12월 서울의 평균기온은 평년 대비 3도나 낮았고, 1월 중순 낮 최고기온은 12.5도로 이상(異常) 고온 현상을 보이더니 불과 2주 만에 영하 17.3도의 맹추위가 찾아와 30도가량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겪었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급격한 날씨 변화는 우리의 삶과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한 달 전에 미리 한파의 강도나 지속 기간 같은 주간 날씨 추이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기상 예측 연구 분야 중 ‘계절 내(subseasonal) 예측’은 이러한 노력을 하는 연구 분야다.
계절 내 예측은 통상 1~6주에 해당하는 기간의 주간 기후변동 추이에 대한 예측을 목표로 한다. 10일 이후의 날씨까지 예측하는 ‘중기예측’과 수개월에 대한 예측을 하는 ‘계절예측’ 사이에서 중간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수십일을 규모로 하는 ‘계절 내 기후변동’은 수천~수만㎞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지구 시스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과거 수십 년간 활용된 기후모형은 대기만을 시뮬레이션에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해양·지면·해빙·식생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지구 기후모형을 시뮬레이션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입력된 초기조건의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1~2주 이상 예측의 정확도는 여전히 실용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또한 정확한 예측을 위해 기후모형의 물리과정은 더욱 복잡해지고 수많은 연산을 통해 지구의 모든 자료를 처리해야 하므로 초고성능 슈퍼컴퓨터 운용에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독일 기상연산센터(DMRZ) 예보모델(ICON)의 하루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31만2653g에 해당해 자동차로 1만3215㎞를 주행할 때의 배출량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예측에 딥러닝을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영상처리에 사용되는 딥러닝 기법을 통해 수십 년간 관측된 지구 전체의 온도, 습도, 바람 변화를 동일한 픽셀 크기로 쪼개 학습하는 방식이다. 연구자들은 여기에 방대한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바탕으로 지구 전체의 날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예측한다.
예를 들어 딥러닝 모델을 통해 하루 뒤 지구 시스템의 변화를 학습시킨 뒤, 학습된 모델에서 현재 시점부터 다음날에 대한 예측 결과를 산출하고, 이렇게 산출된 결과를 입력자료로 사용해 그다음 날에 대한 예측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2주, 3주 뒤와 같이 원하는 시간 규모의 예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딥러닝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일단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 후에 학습된 모델을 통해 추론(예측)하는 과정에 매우 적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이다. 가정용 컴퓨터에서도 수초 이내에 지구 전체 기상 상태를 1개월 이상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슈퍼컴퓨터 가동에 소모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이해하지 못했던 극한 기상현상의 발달 과정을 학습된 데이터의 상관관계로부터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계절 내 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지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파의 발생 강도와 지속 기간을 한 달 전에 예측할 수 있다면 시설물 점검과 제설 장비 등 사전 대비를 할 수 있고, 에너지 수급에 대한 체계적 관리도 가능하다. 이상기후 현상으로 냉난방 수요가 증가할 때 각 가정과 회사는 필요한 자원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신재생에너지의 발전과 관련해 일조량과 풍속에 대한 예측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발전의 비율을 조정하고, 에너지 발전량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후 연구자로서 현재 진행 중인 딥러닝 기반의 기후 예측시스템 개발 연구가 기후변화 피해를 최소화해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출처: 조선일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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