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자리 잡은 순간부터 사람의 몸속은 치열한 전쟁터가 된다. 면역세포만으로 물리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에 적은 너무 강하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빠르게 전선으로 이동, 효과적인 무기를 사용해 적을 제압하고, 면역세포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다재다능한 박테리아 로봇이 곧 등장할 테니까.

연구의 단서는 일상을 다르게 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화장실의 물때에 불과한 존재일 수도 있는 박테리아를 암의 진단, 치료, 예방에 널리 활용하는 연구가 이미 동물 실험 단계에 진입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사전에서 ‘박테리아’를 검색하면, ‘암 치료에 사용되는 미생물’이라는 새로운 정의가 소개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