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본부소개
POSTECH-KIST, 공진화(共進化) 잔해물의 단백질 분해신호 발견 5년간 연구 끝 새로운 생명의 비밀 밝혀내
- 등록일 : 18-11-08
- 테라그노시스연구단 이철주 박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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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황철상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철주 책임연구원 팀은 단백질 합성을 위해 필요한 효소,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제가 극한 환경에서 진핵생물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또, 이 효소가 단백질의 수명을 결정짓는 분해에도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발견, 이 성과를 과학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 8일자(현지 시간)를 통해 발표했다.
세균과 같은 원핵생물과 다세포 생물인 진핵생물의 생명현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그 현상을 일으키는 단백질의 합성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진핵생물은 아미노산 ‘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만드는 반면, 원핵생물은 메티오닌의 변형체인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만들어나간다.
그러나,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경우에는 원핵생물처럼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 합성을 시작하기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을 원핵생물이 공진화(共進化)해 진핵생물로 편입되었다고 보고 있다. 공진화란, 한 생물집단이 진화하면 이 집단과 관련된 집단이 같이 진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숙주와 기생생물의 관계가 바로 이러한 공진화의 사례 중 하나다.
재미있는 것은 미토콘드리아에서는 포밀메티오닌을 이용해 단백질을 합성하더라도, 미토콘드리아를 제외한 다른 세포질은 메티오닌을 이용해서 단백질을 합성한다는 점이다.
포밀메티오닌을 만드는 효소,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제는 세포질에서 합성된 이후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해 작용하는데, POSTECH-KIST 공동연구팀은 특정 환경 조건에서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제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지 못하고 세포질에 남아 포밀메티오닌을 이용한 단백질 합성을 촉발시킬 뿐만 아니라, 이때 생성된 포밀화된 단백질들을 직접 인식해서 제거하는 새로운 분해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합성법은 포밀메티오닌을 이용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원핵생물의 단백질 합성법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는 것으로, 이는 극한 상황에서는 세포가 적응하고 저항성을 높이기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황철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포밀메티오닌의 숨겨진 생명현상을 최초로 밝혀낸 것으로 새로운 연구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 결과를 밝히는 데에만 5년이나 걸렸을 정도로 도전과 실패를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고 밝혔다.
KIST의 이철주 책임연구원은 “수많은 종류의 단백질 중에서 아주 짧은 순간 미량으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 포밀메티오닌을 가진 단백질을 찾는 것이 중요했는데, 질량분석 기반의 N-말단 단백체 연구방법이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황철상)과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이철주)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설명>

(그림1) 영양분 고갈이나 장기적인 저온상태 등 특정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효모는 Gcn2 키나아제를 통해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아제 (Fmt1)의 세포질 내에 축적시키는 동시에 효소 활성을 증가시킨다. 그 결과, Fmt1은 세포질에서 fMet-tRNAi를 급격히 생성함으로써, 리보솜들이 포밀메티오닌을 가지고 단백질 합성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